노원아띠(웹진)

노원아띠 23년 9월호
가만히 하늘을 들여다보려면 눈썹에 파란 물감이 든다.
두 손으로 따듯한 볼을 쓸어보면 손바닥에도 파란 물감이 묻어난다.
윤동주의 시 <소년>에서는 가을 하늘의 푸르름을 파란 물감에 빗대어 이야기한다. 하늘은 높아지고 말은 살찌는 계절. 꽃 피우는 봄만큼이나 환상적인 색칠놀이를 하는 가을. 하늘에는 파란 물감이, 땅 위에는 빨갛고 노란 물감이 손에 묻어나올 정도로 진하게 물들어간다. 처서매직이라는 말만큼이나 마법처럼 공기가 선선해진 9월, 곡식이 익는 것처럼 노원에도 지난 계절들이 심고 피워놓은 씨앗과 열매가 풍요로운 문화 행사로 펼쳐진다. 책 읽기에도, 미술관 나들이 가기도, 가을밤 음악회를 즐기기에도 좋은 때, 이 계절에 물들어보자.